낮에 친구 녀석 결혼식장에 잠깐 들렀다.
아직 도착하지 못한 다른 친구들을 기다리며 창밖을 보고 있는데,
눈발이 흩날렸다.

금세 비로 바뀔 눈이었지만, 오랜만에 보는 눈이라
그간 쓸쓸했던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재작년엔 눈이 참 많이도 왔었는데,
난 그게 그냥 추억 때문일 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오후에 아는 동생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니,
적어도 대구에서는 재작년에 비해 올해 하고 작년만큼은 정말 눈이 거의 안 내렸다는 것이었다.

눈이 많이 내렸을 때, 차가 미끄러져 굉장히 위험했던 기억도 떠올랐고
조금 많이 쌓였다면, 운전하기 곤란해졌을 테니까 그런 기분도 잠깐이었을 테지만.

그래도 눈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 안 좋은 추억보다는 좋은 추억이 훨씬 많아서 그런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차분해지고 나아졌다.

눈 속을 헤치고 지나가는 발걸음은 쓸쓸함 보다는 차라리 새로운 기분이었으며, 잠시나마 들뜬 기분이었다.

예전에 수원에서 밤늦게까지 일할 때, 정말 대구에서는 보기 어려운 함박눈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직 감기 기운이 남아있어서 밖을 돌아다니기가 힘겨웠지만,
쌓인 눈에 뽀드득뽀드득 발자국을 남겨가며 걸어보고 싶었다.

가슴속에 커다란 코끼리가 없어진 것처럼 쓸쓸하고 힘든 기분이지만
조금만 더 힘내서 살다 보면 스스로에게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조금만 무표정으로 있다가
웃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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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20, 2008 22:36 01 20, 200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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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명한 별 2008年 01月 21日 19時 56分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키스 제대로 할려면 야구장에 가고..
    뷔페 제대로 즐길려면 마트 가고..
    눈이 보고 싶으면... 경상북도 위쪽. 그러니까 영양, 청송, 봉화 지역을 가거나 강원도로 가면 되.
    필요하면 찾아지게 되어 있어.

  2. 세계의왕김성목님 2008年 01月 24日 20時 53分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은 내년에 다시 내리기 마련이고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또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겠지

    그렇게 새로 내린 눈을, 새로운 사람과 같이 맞으며 걸어가다 보면

    이거 참 좋은 일이구나 느끼지 않겠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살아있으면 좋은 일이 생기더라

    물론 나쁜 일이 더 많이 생기더라 썅